머리말
2010년 3월 27일 15시 30분, 동경발 서울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리고 비행기는 4년만에 이륙했다. 창을 통해 나리타 공항의 풍경이 보이기 시작하자 눈에서 눈물이 났다. 거침없이, 아무 이유 없이….
2년 전 일본 시부야에 있는 전문학교 Visionary Arts, Cafe과에 들어가면서 처음 에스프레소, 라떼아트를 만났다. 그리고 라떼아트의 매력에 빠져 학교를 다니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밤 12시가 넘어 귀가해서도 인터넷 동영상을 한두 시간 보고 새벽 2시가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 새벽 아르바이트를 위해 4시 반에 일어나야 했음에도 말이다. 방학 땐 매일 학교 실습실에서 보냈다.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나만큼 그 실습실, 머신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할 이가 없을 것이다.
2009년 신주쿠에 있는 Cafe Croissant`에서 일하게 된 것이 나에겐 큰 행운이었다. 빌딩 지하에 자리한 특성상 휴일은 언제나 폐점이었다. 그리고 그곳 점장이 참 좋은 사람이어서 내게 연습을 허락해 주었다. 난 일요일, 휴일은 하루도 빠짐없이 그곳에서 혼자 연습을 했다. 평균 8시간, 많게는 13시간 이상을 말이다. 내 꿈은 내 고향 문경에서 전원카페를 사랑하는 내 가족과 꾸려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열심이었고 최선을 다했다. 내 꿈을 위해서는 누구보다 많이 알고, 또 실력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는 아직도 변함이 없다.
이렇게 원고를 쓰기 시작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커피, 에스프레소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는 생각을 지난 2년 동안 가지게 되었고, 서로가 따뜻한 마음을 주고 받는 것, 그것이 바로 커피의 매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의외로 일반인들은 물론 카페에서 일하는 사람, 심지어는 그 사람들에게 가르치는 입장에 있는 이들조차도 에스프레소가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을 알았다. 단지 추출하고 돈을 받는 것이 전부였다.
커피, 에스프레소, 라떼는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자신의 열정과 따뜻한 맘이 들어 있을 때에만 그것이 진짜 에스프레소라는 것을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 여러분께 죄송한 맘과 부탁의 말을 하고 싶다.
여기에 실린 글과 사진은 혼자서 구성했고 작업을 했다. 그래서 문맥이 자연스럽지 못하거나 딱딱한 부분들이 많이 있을 줄 안다. 그리고 영상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일반 디지털 카메라로 직접 담아 그 선명성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것이 사실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예쁜 사진을 담기 위해 새로운 작업은 하고 싶지 않았다.
우선은 내 열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여지껏 보여진 것처럼, 라떼아트가 책이나 일부 바리스타, 고급 카페의 전유물이 아닌, 바로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는 이미 말한 대로 에스프레소를 만난 지 2년밖에 되질 않는다. 또 공인 자격증이나 어떤 대회에서 입상한 적도 없다. 한마디로 공신력이 떨어진다.
난 그게 참 다행이라고 여겨진다. 여기에 실린 글, 내용들을 독자 여러분이 의심하길 바란다. 그리고 각자의 지식, 경험에 비추어 비평, 비판하여 자신의 새로운 지식으로 만들 수 있기를 부탁한다.
지난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일본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깨달았다. 우리나라와의 역사적,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제외하면 일본이라는 나라, 일본 사람들은 참 멋지고 좋은 면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 기회를 빌어 그동안 내게 많은 도움을 준 그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
そして, あなた ありがとう。 いつまで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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